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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도 펄펄' KT, 비결은 '2시간 50분' [IS 포커스]

9일 수원 한화 이글스-KT 위즈의 경기. 이날 양팀은 장단 22개의 안타로 18점을 합작했지만, 경기는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2시간 44분 만에 끝이 났다. 전날(8일)도 마찬가지였다. 22개의 안타(9득점)가 터졌지만 경기 시간은 2시간 38분이었다. 최근 KT의 경기가 이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 시즌 KT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9분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짧다. 8월(8경기)엔 2시간 50분까지 떨어졌다. 이는 2위 SSG 랜더스(2시간 58분), 3위 NC 다이노스(3시간 13분)와 비교하면 매우 짧은 기록이다. 경기 시간도 짧은데 승리도 가장 많이 챙겼다. 8경기에서 7승 1패. 10개 구단 중 가장 효율적인 야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짧은 경기 시간은 한여름 무더위에 매우 효과적이다. 선수들이 뜨거운 그라운드 위에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으니 컨디션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베테랑 선수가 대거 포진한 KT 선수들이 한여름에도 맹타를 휘두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재균은 “투수들이 경기를 빠르게 끌고 가준 덕에 야수들의 체력 고갈도 적어졌다. 투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비결은 KT 투수들의 볼넷 개수에 있었다. 볼넷이 적으면 경기 시간도 줄어든다. 올 시즌 KT의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84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2.19개로 더 줄어든다. 이 기간 고영표가 0.21개, 벤자민이 0.87로 압도적으로 적은 볼넷을 내줬고, 쿠에바스와 엄상백도 각각 1.72개와 2.03개로 매우 적었다.이강철 KT 감독도 “(고)영표를 필두로 투수들이 공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볼넷도 적고 템포가 빨라 경기 시간이 짧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포수 장성우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투수들이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고 빠르게 던지도록 리드하면서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전에는 투구 사이 시간이 길었던 선수가 많았는데 최근에 많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투수들이 시간을 줄여준 덕에 야수들은 매 경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 야수들은 호수비와 불방망이로 투수들에게 승리를 안겨다 주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최근 지고 있더라도 질 것 같은 경기가 몇 없다. 투수들은 위기 때 추가 실점을 잘 막아주고 타자들은 곧바로 점수를 내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라면서 선수단의 선순환을 반가워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8.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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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G 타율 0.091이면 어때, '수비'로 감독 박수 받은 조수행

팀 승리에 공헌하는 방법은 타격만 있는 게 아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조수행(30·두산 베어스)이 그림 같은 호수비 2개로 팀의 4위 도약에 힘을 보탰다.조수행은 3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출전한 최근 10경기 타율이 0.091(11타수 1안타)로 1할이 되지 않는다. 시즌 타율도 어느새 0.167(66타수 11안타)까지 떨어졌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런데 NC전에 끝난 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조수행을 칭찬하고 싶다. 박수를 보낸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조수행은 안타 없이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비결은 물샐틈없는 수비였다. 이날 2회 말 2사 만루 위기에서 김주원의 장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포구에 실패하면 자칫 주자가 모두 득점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수비 활약은 4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제이슨 마틴의 우익수 방면 까다로운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아웃 처리했다.이날 경기가 1점 차 박빙으로 진행된 걸 고려하면 두 수비 모두 '결정적'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1점 차 승부에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조수행이 보여줬다"고 짚었다. 조수행은 "연패 끊는 데 보탬이 돼서 기분 좋다. (두 장면 모두)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김주원의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으로 생각했다. 뒤로 뛰었는데 (타구가) 안으로 들어오더라. 점프라도 해서 잡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었다. (마틴의 타구는) 처음부터 앞으로 스타트를 끊었는데 다행히 잡았다. 두 장면 중엔 아무래도 실점을 막은 2회가 더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조수행은 '실패'를 돌아봤다. 그는 "두 상황에 대한 만족보다는 4회 서호철 선수 타석(3루타)의 아쉬움이 더 크다. 어떻게든 잡았더라면 (곽)빈이에게 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자책했다. 두산은 4회 2사 2루에서 서호철의 우중간 3루타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조수행은 타구를 끝까지 쫓았지만, 포구엔 실패했다. 그는 "만족하지 않고 아쉬운 걸 곱씹으면서 더 완벽한 수비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는 수비는 물론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0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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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 동료의 짓궂은 도발에도, 롯데 유강남은 엄지척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31)이 친정팀 동료의 짓궂은 도발에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강남은 지난해 말 4년 총 80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롯데행을 결정했다. 2011년 입단한 정든 LG 트윈스를 12년 만에 떠났다. 유강남도, LG 선수들도 모두 작별을 아쉬워했다. 유강남은 5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과 맞붙었다. 경기 전 옛 동료 및 코치진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LG 주장 오지환은 이날 유강남을 만나 앞서 예고한 선전포고를 재확인했다. 오지환은 스프링캠프에서 "(유)강남이랑 사석에서는 친한 형동생 사이다. 그러나 이제 적이다. (유강남을 상대로) 2루 도루에 성공하면 바로 홈을 향해서 세리머니 할 거"라고 말했다. 유강남은 "오늘(30일)도 만나자마자 (오)지환이 형이 그 이야기부터 하더라"고 웃으며 "내가 도루를 허용하면 (지환 형이) 그냥 밥 한 번 사면 된다"고 의연하게 넘겼다. 입단 동기이자 친구인 임찬규는 올해 승승장구하는 비결로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포수 박동원을 높이 평가했다. 임찬규와 유강남의 친분을 고려하면 짓궂은 장난이었다. 유강남은 "(임)찬규가 '포수가 바뀌어서 잘한다'고 농담했더라. 그래도 친구가 잘 돼서 정말 좋다"고 했다. 임찬규가 한 동안 고생하고, 지난해엔 FA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모습까지 지켜본 친구로선 떨어져 있어도 늘 응원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유강남은 "(임)찬규가 올해 중요한 시즌이나 끝까지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지난해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낸 친구가 정말 멋지다"라며 박수를 보냈다.'안방마님' 유강남에게 LG는 무서운 팀이다. 팀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득점권 타율 공격 주요 부문에 걸쳐 1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12년 동안 LG에 몸 담았으니 분석이 잘 되지 않았나'라는 말에 유강남은 "같은 팀에 있으면 또 잘 모른다. 나도 준비하면서 새롭게 많이 알았다. 그리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LG 타선은 짜임새가 뛰어나고, 1~9번까지 모두 좋다. (약점을) 찾아내기 힘들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날 5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한 유강남은 LG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곧바로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주루사를 당한 데 이어 4회 날린 큼지막한 타구가 LG 중견수 홍창기의 호수비에 걸려 동점 희생플라이에 그쳤다. 포수로서는 3실점으로 LG의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잘 봉쇄했지만, 도루를 4차례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유강남은 롯데 이적 후 팀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는 유강남의 영입으로 안방 전력을 강화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4.45에서 올해 4.00으로 낮아졌고, 유강남은 뛰어난 블로킹과 프레이밍 등으로 투수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롯데와 LG는 올 시즌 맞대결에서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며 치열하게 다툰다. 현재는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뜨거운 승부와 다양한 스토리의 중심에 유강남이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3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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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돋보기] BABIP 급등, 타율 향상 NC···관건은 '지속 가능성'

운일까 실력일까.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첫 10경기에서 7승(3패)을 따냈다. 가파른 상승세를 탄 비결 중 하나가 타격이다. 12일까지 팀 타율 0.289로 LG 트윈스(0.300)에 이은 리그 2위. 지난해(0.257)와 비교하면 3푼 이상 올랐다.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짜임새 있는 타선이 유지되고 있다.시범경기만 하더라도 우려가 컸다. 13경기 팀 타율이 0.229에 그쳤다. 개막에 맞춰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라고 해도 리그 평균(0.244)과 차이가 컸다. 시범경기 팀 홈런(5개)과 팀 타점(37개)도 9위. 베테랑 타자들이 하나같이 침묵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시작하자 180도 달라졌다.송지만 NC 1군 타격 코치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들이 꾸준히 준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캠프 기간 각자 데일리 루틴 세션을 시행했다. 이어 게임 모드에서 투구 인식에 집중했고 각성 상태를 점점 높이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송 코치는 또 "준비 과정을 이어오면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단계에 이르렀고 그 결과 타석에서 결과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든 거 같다. (강인권) 감독님께서 멘털과 신체 컨디션을 많이 신경 쓴 결과"라고 반겼다. 흥미로운 건 BABIP(Batting Averages on Balls In Play)다. BABIP는 홈런이나, 삼진, 볼넷을 제외하고 페어 지역에 떨어진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의미한다. 보통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거나 주력 좋은 타자들의 BABIP가 높다. 그런데 BABIP에는 '운'도 작용한다. 좋은 타구를 날려도 호수비에 걸리면 BABIP 수치가 낮아지고, 그렇지 않다면 높아질 수 있다. BABIP가 평균에 얼마나 수렴하느냐에 따라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NC는 지난해 BABIP가 지나치게 낮았다. 0.299로 리그 9위. 1위 삼성 라이온즈(0.319)와 차이가 2할이었다. 평균(0.307)보다 낮은 BABIP는 그만큼 운이 나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NC의 팀 타율이 0.257로 리그 평균(0.260)에 미치지 못한 배경이었다.올 시즌 첫 10경기 NC의 BABIP가 0.364로 압도적 1위(10위 삼성·0.261)다. 평균(0.305)을 크게 상회한다. 운이 따르니 팀 타율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 관건은 페이스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다. 시즌을 치를수록 BABIP는 평균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팀 타율도 조정된다.시즌 초 높은 팀 타율을 두고 여러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강인권 NC 감독은 "보이는 대로 이제 몇 경기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길게 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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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3연투·무실점 노경은 "변화구 활용 주효, 오태곤 다이빙 캐치 결정적"

베테랑 투수 노경은(38·SSG 랜더스)이 3연투까지 감수하며 팀의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노경은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구원승을 따냈다. 시즌 9승. 지난 4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3연투였지만,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 역전승의 발판을 단단하게 마련하는 호투를 펼쳤다. 노경은은 경기 후 "오늘 왠지 질 것 같지 않았다. 올 시즌 팀이 루징 시리즈를 했던 기억이 많이 없어서 그만큼 오늘 승리를 통해 위닝 시리즈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동점이 됐을 때 버티기만 하면 팀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등판 전 각오를 떠올렸다. 이날 그의 3연투 여부는 경기 전에도 관심사였다. 취재진의 질문에 김원형 SSG 감독은 "선수 본인은 3연투가 가능하다고 하겠지만, 내가 막아야 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발 박종훈이 투구 수 제한과 부진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상황. 불펜이 부족해지자 결국 불펜 후배 최민준이 먼저 3연투를 하러 올라왔고, 이어 마지막 투수로 노경은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노경은은 "오늘이 3연투라고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 하지만 직구 구위가 평소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힘으로 누르는 대신)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뺐기 위해 변화구 구종을 많이 활용했던 게 주효한 것 같다"고 호투의 비결을 전했다. 호수비의 힘도 컸다. 이날 노경은은 11회 초 2사 2루 상황에서 김지찬에게 1루 방향의 강한 땅볼을 허용했지만, 1루를 지키고 있던 오태곤이 이를 다이빙 캐치로 포구,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노경은은 "마지막에 태곤이가 다이빙 캐치로 아웃 카운트를 잡아 매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것 같다"며 오태곤의 기여에 감사를 전했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06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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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피플]“이왕 할 거면 주인공 돼야죠” 숨길 수 없는 최지훈의 스타성

이제 '아기 짐승'이라는 수식어도 부족하다. 최지훈(25·SSG 랜더스)은 지난해만 해도 반쪽짜리 선수로 평가받았다. 시즌 후 선수들이 투표하는 리얼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수비가 뛰어났다. 전성기 최고의 외야 수비를 자랑한 '짐승' 김강민(40·SSG)의 후계자라는 뜻에서 '아기 짐승'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반면 타격 성적은 타율 0.263·OPS(출루율+장타율) 0.704에 불과했다. 주축 야수일진 몰라도 주축 타자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프로 3년 차가 된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22일 기준으로 올 시즌 타율 0.308·15도루·24타점·44득점·OPS 0.809로 활약 중이다. 추신수·한유섬·최정 등 베테랑 타자들도 시즌 중 기복으로 흔들렸지만, 최지훈만큼은 꾸준한 타격으로 2번 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지훈은 “3년 차가 되면서 상대 데이터가 쌓여 1군 투수들을 상대하기 편해졌다. 적극적인 타격 어프로치가 통했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도 붙었다”며 “올해는 1군에서 자리도 잡았고, 운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 그럴 때면 마음이 편해져서 쑥쑥 풀린다”고 심리적인 변화도 전했다. 타격이 달라져도 수비는 여전하다. 최지훈은 지난 21일 인천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3회 초 양석환이 쳐낸 홈런성 타구를 훔쳐냈다. 담장 위를 맞고 홈런이 되는 듯했지만, 최지훈은 펜스 앞에서 뛰어올라 글러브로 공을 건져냈다. 이어 22일 두산전에서도 빠르게 뻗는 양석환의 장타성 타구 두 개를 러닝 캐치로 잡아냈다. 이틀 연속 장타 세 개를 빼앗긴 양석환은 최지훈의 동국대 6년 선배다. 그는 이어 7회 2사 만루 위기 때 김재환이 펜스까지 날려 보낸 또 다른 장타성 타구까지 펜스 플레이로 잡아냈다. 적시타를 빼앗긴 김재환은 호수비를 보고 허탈하게 웃으며 돌아갔다. 최지훈은 “항상 안타성 타구를 잡아버리니 선수들이 올스타전 투표에서 나를 안 뽑을 것 같다”며 웃었다. 호수비 비결을 묻자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타구가 외야로 뜨면 공만 보고 집중해서 달려간다”며 “작년까지 송구 정확도가 떨어졌는데 올해는 심리적 여유가 생기면서 좋아졌다. 지난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홈 보살을 잡은 뒤 송구하는 감각이 정확하게 잡힌 것 같다”고 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최지훈은 올해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SSG는 시즌 70경기를 치른 가운데 43승 24패 3무(승률 0.642)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직 우승을 확신할 수 없지만, 5위 KT 위즈와의 승차는 10경기에 달한다. 최지훈은 “만약 한국시리즈(KS)를 가게 되더라도 긴장돼서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지금도 항상 긴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긴장할지언정 움츠러들지는 않았다. '가을의 주인공'이 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다. 최지훈은 “긴장된다고 다른 선배들에 묻어가기는 싫다. 이왕 할 거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며 “2018년 팀의 KS 우승 동영상을 자주 본다. 그때 팀에 있지도 않았는데 그 영상을 보면 뜨거운 감정이 끓어오른다”며 웃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6.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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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두산의 대추격전, 힘 보탠 ‘임시 포수’ 김민혁의 간절함

두산 베어스 1루수 김민혁(26)이 포수 미트를 끼고 팀을 살려냈다. 두산은 지난 17일 서울 잠실 SSG전에서 9-9 무승부를 거뒀다. 2회 1-8까지 밀리며 승리를 내주는 듯했지만, 맹추격 끝에 동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중반 이후 폭발한 타선과 10과 3분의 1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불펜진 덕이었다. 여기에 숨은 주인공이 하나 더 있었다. '임시 포수' 김민혁이었다. 김민혁의 주 포지션은 1루수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5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미완의 거포'다. 2군 통산 타율 0.301 장타율 0.51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1군에서는 잠재력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통산 타율이 0.214, 장타율도 0.333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지난 17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주전 1루수 양석환이 장기간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강진성마저 말소된 상황이었다. 호세 페르난데스의 백업을 맡을 1루수가 필요한 두산이 그를 콜업했다. 기회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김민혁을 찾아왔다. 두산은 5회 초 주전 포수 박세혁을 백업 박유연으로 교체했다. 그런데 6회 말 타석에 들어선 박유연이 이반 노바가 던진 공을 손목에 맞았다. 박유연의 수비에 어려움이 생겼는데, 남은 포수가 없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이 커리어 초반 포수로 출장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김재환은 지명타자로 뛰고 있었다. 김재환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 지명타자가 없어져 경기 후반 선수 기용이 어려워질 수 있었다. 두산 벤치의 선택은 광주동성중 시절까지 포수를 봤던 김민혁이었다. 낯선 자리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김민혁은 7회부터 유형이 다른 네 명의 투수들(김명신-권휘-정철원-홍건희)과 성공적으로 합을 맞췄다. 포일과 도루 허용이 하나씩 있었지만, 수비로 인한 실점은 내주지 않았다. 11회 초 김민식이 쳐낸 공이 포수 뒤 파울존으로 날아가자 침착하게 마스크를 벗고 뛰어가 잡아내는 호수비도 펼쳤다. 타격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김민혁은 경기 후 “코치님이 (포수 수비를) 할 수 있냐고 물으셔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기회가 있을 때 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1군 첫 경기에 나서는 간절한 마음가짐이 전해졌다. 그는 "정신없는 하루였고, 긴장했다. 코치님과 형들이 응원해주셔서 이닝이 거듭할수록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초보 포수 김민혁의 투수 리드 비결은 특별하지 않았다. 그는 투수에게 열심히 사인을 보냈지만 모두 거짓 사인이었다. 김민혁은 “투수에게 사인은 아무거나 낼 테니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라고 말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5.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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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복덩이로 거듭난 전병우, "주전으로 계속 나가는 게 목표"

지난 4월 6일 키움은 롯데와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야수 추재현(21)을 내주는 대신 왼손 투수 차재용(24)과 내야수 전병우(28)를 받았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세 선수 모두 1군 주전 전력이 아니어서 전력에 큰 영향 없는 백업 교환 정도로만 받아들여졌다. 약 두 달 정도가 지난 상황. 트레이드의 무게 중심은 키움 쪽으로 확 기울었다. 전병우가 '복덩이'에 가까운 활약을 연일 보여주고 있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존재감이 대단하다. 특히 지난주 열린 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75(24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6일 고척 LG전에선 9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5연승을 견인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전병우를 6월 첫째 주 MVP로 선정했다. 롯데를 떠나 키움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지명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병우는 2018년 1군에 데뷔해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27경기에서 타율 0.364(66타수 24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은 지난해 29경기 타율이 0.098(51타수 5안타)로 확 떨어졌다. 허리 부상이라는 악재가 성적 하락으로 연결됐다. 키움은 3루가 가능한 전병우에 주목했다. 트레이드 당시 김치현 키움 단장은 전병우에 대해 "장타율과 출루율이 우수해 타선에서의 활용도가 높은 선수"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즌 초반 기복 있는 모습도 보였지만 최근 활약은 4번 타자 못지않다. 특히 키움은 3루수를 생각하고 영입한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가 성직 부진으로 퇴출당했다. 또 다른 3루수 대안인 김웅빈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 어느 때보다 전병우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그는 "경기가 끝나면 잘했다는 연락이 많이 오니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주간 MVP로 선정된 소감은. "이런 상이 있다는 걸 잘 몰랐는데 받게 돼 영광이다.(웃음) 잘해서 또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좋은 타격감의 비결이 있나. "타석에 들어섰을 때 많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타격 중인데 그 부분이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원래 타석에서 생각이 많았는데 (박)동원이형이 '너무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치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 얘기 듣고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 -전환점이 됐던 경기나 순간이 있을까. "(5월 31일) KT와 할 때 첫 타석(삼진)에서 안 좋게 끝났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는데 포수가 타임을 걸고 마운드로 올라가더라. 당시 3루에 계시던 조재영 코치가 다가오셔서 어깨를 딱 치면서 '병우야 후회 없이 돌려라'라는 말을 하셨다. 바로 2루타를 쳤는데 그다음부터 잘 풀리는 것 같다. 2군에서 잘하고 왔어도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했던 거 같은데 좋은 쪽으로 해결이 됐다."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트레이드가 됐는데 혼란스럽지 않았나. "혼란보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팀에 가서 새로운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거니까 경쟁해서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 강했던 것 같다. 롯데에 있는 형들도 좋은 기회고 전환점이 될 수 있으니까 가서 자리 잡으라고 말씀해주셨다." -익숙한 3루가 아닌 2루수로도 출전 중인데. "프로 입단 후에는 3루수 위주로 출전했다. 2군에서 2루수로 많이 뛰었고 무엇보다 대학교(동아대) 때 2루수로 많이 출전해 지금 느끼는 부담은 덜하다." -포지션 경쟁자 김웅빈이 부상으로 빠져 더 역할이 중요해졌다. "책임감보다는 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하지만 같이 경쟁하던 친구가 다쳤는데 빨리 돌아와서 경쟁해야 내 실력도 늘 수 있다. 복귀해 같이 경쟁하면서 재밌게 했으면 한다." -이번 겨울 포커스를 맞춘 부분이 있다면. "작년에 허리 부상 여파로 배트 스피드가 많이 떨어졌다. 내 스피드를 올리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기대했던 대로 배트 스피드나 순발력이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괜찮아진 것 같다." -느끼는 보완점이 있을까. "지금은 잘 맞고 있어서 보완해야 할 부분보다는 이 페이스를 잘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페이스라는 건 오르락내리락하는 거니까 안 될 때 보완점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지금은 체력 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서 잘 먹고 잘 자려고 노력하고 있다." -잔여 시즌 목표는. "풀타임을 한 번도 뛰어 본 적이 없다. 계속 다치지 않고 몸 관리 잘해서 페이스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계속 주전으로 나가는 게 목표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6.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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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 4기 개막전 승리' 차우찬 "두산전 연패 조금 신경 쓰였지만…"

LG 차우찬(33)이 또 한 번 중요한 일전에서 '곰 사냥'에 성공했다. 두산전에서 팀의 자존심을 또 세웠다. 차우찬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며 승리 투수가 됐다. 팀의 자존심을 세우며 승리를 이끄는 호투였다. LG는 역대 개막전 최다패의 오명을 가진 반면 상대팀 두산은 개막전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특히 LG는 어린이날 맞대결에서 두산에 9승14패로 크게 뒤졌는데, 이날 승리로 열세를 조금 만회했다. 최근 2연 연속 동안 LG는 어린이날 3연전에서 두산에 스윕패를 당하기도 했다. 차우찬은 두산을 상대로 중요할 때마다 잘 던진다. FA(프리에이전트) 이적 두 번째 시즌인 2018년 LG가 두산과의 15차전까지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을 당시 차우찬은 10월 6일 맞대결 최종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차우찬은 당시 134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를 선보였다. 전년 시즌을 포함해 두산전 17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귀중한 승리였다. 지난해에도 두산전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29로 잘 던졌던 차우찬은 외국인 투수를 대신한 개막전에서도 라이벌 팀을 상대로 LG에 의미 있는 승리를 선사했다. 차우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전에서야 팀이 두산과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6연패를 당한 소식을 접해 조금 신경 쓰였지만,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2018년 두산전 15연패 당시에는 내일이 없었지만, 오늘은 내일도 모레도 있어 그때보다 부담감은 덜했다"고 했다. 호투 비결로는 "없다. 특별히 좋은 편도 아니다"고 겸손해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승리였다. 삼성 소속이던 2011년과 2012년, 그리고 2016년 개막전에서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한 그는 '3전 4기' 도전 끝에 류중일 감독에게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앞서 세 차례 개막전 선발 등판 때 차우찬의 평균자책점은 6.00(2패)이었는데, 그의 개막전 선발을 내정한 사령탑은 류중일 현 LG 감독이었다. 특히 LG는 지난해 10개 구단 최고 외국인 듀오로 활약한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미국으로 특별 휴가를 다녀온 뒤 KBO의 권고에 따라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치면서 몸 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차우찬이 대신 개막전 선발 등판로 나선 가운데 값진 승리를 팀에 선사해 의미를 더했다. 차우찬은 초반 투구 수가 많았지만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4회 김재환에게 던진 110㎞ 커브를 통타당해 솔로 홈런을 내준 게 유일한 실점이다. 투구 수가 늘어나면 더욱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차우찬은 이날 역시 5회와 6회는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며 갈수록 안정감을 선보였다. 투구 수는 101개. 류중일 LG 감독은 "개막전 첫 단추를 잘 끼어 기쁘다. 차우찬이 잘 던졌다. 완급 조절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주장' 김현수 역시 "우찬이가 선발로 정말 잘 던져 팀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며 기쁨을 나눴다. 차우찬은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어져) 준비기간이 길었으나 첫 경기부터 좋게 풀어나가 다행이다. 근우 형이 호수비를 한 덕분에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0.05.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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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드벨 "내년에서 한화에서 뛰고 싶다. 나는 축복 받은 선수"

"내년에도 한화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고 싶다."한화 채드벨(30)이 개인 6연승을 달리며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갔다. 내년 시즌 재계약에 대해서도 희망을 드러냈다.채드벨은 23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채드벨은 "개인 승리보다 팀의 이번 시즌 첫 4연승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오늘 타선에서의 득점 지원과 송광민 김태균의 호수비 등 야수 덕분에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채드벨은 이날 탈삼진이 3개로 적었지만 맞춰 잡는 투구로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직구(59개)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왔고, 커브(23개)를 많이 섞어던졌다. 투구 수는 94개(57개)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56에서 3.41까지 낮췄다.1회 타선이 뽑은 넉 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채드벨은 2사 후에 페게로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2회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준 그는 이후 5회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기 전까지 9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9-0으로 앞선 7회 1사 후에 안타와 볼넷으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으나 이성우를 병살타로 처리하고 이날 투구를 마감했다.채드벨은 최근 6연승의 신바람을 달려 시즌 11승(9패)째를 거뒀다. 전반기에는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으나 후반기에는 8차례 등판에서 패배 없이 여섯 차례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네 차례 등판은 7이닝과 8이닝을 각각 두 차례씩 소화할 만큼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이번 시즌 LG를 상대로는 가장 많은 6번이나 등판해 3승2패 평균자책점 3.05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호투 비결에 대해선 "공격적인 투구를 통해 볼넷을 줄여나갔고, 체인지업도 속도를 낮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은 덕분이라 생각한다. 또한 커브의 무브먼트가 좋아진 점이 후반기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채드벨은 오는 28일 두산전에서 시즌 마지막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8월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한 채드벨은 이달에는 ERA 1.20의 짠물 피칭을 이어가며 내년 시즌 재계약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한화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 덕에 팀에 잘 적응했고, 팬들의 응원을 받는 등 나는 축복받은 선수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잠실=이형석 기자 2019.09.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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